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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동업 계약서는 사이가 좋을 때 쓰는 문서입니다

3분 분량 조회 17 장지희
동업 계약서는 사이가 좋을 때 쓰는 문서입니다

동업을 시작하며 계약서부터 쓰는 분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믿는 사이에 서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야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민법상 두 사람 이상이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하기로 약속하면, 종이 한 장 없어도 이미 '조합'이라는 법률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해서 규칙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민법이 정해 둔 기본 규칙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그 기본 규칙이 우리 사업에 맞는지가 문제입니다. 두 사람이 하는 동업에서 업무는 과반수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2인 조합의 과반수란 결국 만장일치여서 의견이 갈리는 순간 사업 전체가 멈춥니다. 손익 분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익을 나눌 비율만 정해 두면 손실 역시 같은 비율로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적자가 났을 때 누가 메울지를 미리 이야기해 둔 동업은 거의 없습니다.

헤어질 때의 규칙은 더 낯섭니다.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동업에서는 누구든 탈퇴할 수 있고, 탈퇴 시점의 조합재산을 기준으로 지분을 계산해 돌려받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때의 지분 비율을 실제 출자한 금액이 아니라 조합 내부의 손익분배 비율로 보는 것이 원칙이라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2다285523, 285530 판결). 법리가 정리되어 있어도 재산을 얼마로 평가할지는 여전히 소송의 단골 쟁점이 됩니다.

그리고 돈보다 오래 다투는 대상이 있습니다. 함께 키운 가게 이름과 상표, SNS 계정, 거래처입니다. 이 부분은 민법의 조합 규정이 답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계약서에 적어 두지 않으면 기댈 곳이 없습니다. 특히 상표는 사업 초기에 누구 명의로 출원할지부터 정해 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업 계약서는 상대를 의심해서 쓰는 문서가 아니라, 지금의 좋은 관계를 그대로 보존하는 장치입니다. 이미 동업 중이시더라도 핵심 사항을 담은 합의서 한 장이면 늦지 않습니다. 동업의 시작이나 정리를 앞두고 계신다면 계약서 단계에서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법률사무소 조예 변호사 이재원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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