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의 첫 질문 — 누가 상속인이 되고, 몫은 어떻게 정해질까
가족을 떠나보낸 뒤 남은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법률 질문은 대체로 하나로 모입니다. 우리 가족 중에서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 그리고 각자의 몫은 얼마인지입니다. 민법에는 이 질문에 대한 기본 구조가 마련되어 있고, 그 뼈대만 알아 두셔도 가족 사이의 오해와 다툼을 상당 부분 미리 피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순위입니다. 자녀와 손자녀 같은 직계비속이 첫 번째 상속인이 되고, 부모와 조부모, 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이 그 뒤를 잇습니다. 이 순서는 함께 서는 줄이 아니라 차례여서, 앞선 순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뒤 순위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상속인이 될 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면, 그 자녀의 자녀인 손자녀가 부모의 자리를 이어받아 상속인이 되는 대습상속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배우자의 자리는 조금 다릅니다. 자녀나 부모가 있으면 그들과 같은 순위에서 함께 상속인이 되고, 둘 다 없으면 혼자서 전부를 상속합니다. 몫은 같은 순위끼리 똑같이 나누는 것이 원칙인데, 배우자에게는 절반이 더해집니다. 배우자와 자녀 둘이 상속인이라면 배우자가 7분의 3, 자녀가 각 7분의 2를 받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 비율이 언제나 최종 몫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을 지키고 늘리는 데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의 몫을 더해 주는 기여분이 있고, 생전에 미리 증여받은 재산을 계산에 다시 넣는 특별수익의 조정도 있어서, 실제 몫은 가족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이 규칙이 보호하는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배우자에 한합니다. 신고 없이 오래 함께 살아온 관계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아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유언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위의 몫은 유언이 없을 때 적용되는 기본값이고, 돌아가신 분이 유언으로 달리 정해 두셨다면 원칙적으로 유언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기한도 있습니다. 상속으로는 재산만이 아니라 빚까지 함께 넘어오므로, 그대로 받을지, 포기할지, 조건을 붙여 받을지를 정할 수 있는 기간이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재산 상황이 불확실한 사안일수록 이 달력부터 확인하셔야 하는데, 그 선택의 구체적인 방법은 지난주 칼럼(빚이 함께 온 상속 편)에서 정리해 드렸습니다.
가족 구성이 단순하다면 위 기준만으로도 대강의 그림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 글은 기본 구조를 그린 안내일 뿐이어서, 대습상속·기여분·특별수익 같은 제도는 물론이고 재혼 가정, 오래 연락이 끊긴 상속인,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같은 사정이 하나만 더해져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 문제로 고민이 시작되셨다면, 가족 사이에 말이 오가기 전에 사안에 맞는 판단부터 상담으로 확인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법률사무소 조예 변호사 이재원